그럼에도 이어지는 이야기들 ‘깊고 담담한 소설가’ 송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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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처킹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9-08 03:41본문
부산웨딩박람회 과거사에 대해 문제가 되었을 때 송지현 소설가와 대담을 한 기억이 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작품을 쓸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우리의 삶 또한 역사라는 취지의 현답을 들려주었다. 그의 말대로 송지현의 소설은 지금 여기의 삶들에 대해 쓴다.
아무리 유예하려 해도 결국은 현실에 수납되어 가는 청년들(‘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의 연구’), 그마저 수납되지 못한 사람들의 후일담(‘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들이 그렇다. 소설은 ‘고현학(modernology)’이라는 박태원의 언급처럼,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가 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그것이 우리를 어떻게 괴롭게 하는가를 인지한다.
흥미로운 것은 무거운 주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자해한 언니를 응급실에 업고 가던 엄마가 손이 저리다고 하자 슬그머니 엄마에 등에서 내리는 언니(‘선인장이 자라는 일요일들’)에 대한 묘사처럼 마치 읽는이들이 인물들의 고통에 정동하는 것을 저지하기라도 하듯 그때마다 무심함을 가장한 농담들이 소설 곳곳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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