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아, 그 문장 이렇게 고칠걸’ 같은 생각만 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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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내로피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6-02 07:35본문
선릉역스웨디시 예전엔 ‘현장에서 이런 것 잘 체크해야겠다’고 다짐했거든요. 그때 알았어요. 내 마음이 경찰에서 작가로 한 스푼 더 기울었구나. 8년차면 중간 관리자인데, 이런 마음으로 경찰을 계속하는 건 동료에게도, 국민에게도 미안한 일이구나 싶었어요.양재마사지 의원면직(본인이 원해 직위나 직무를 해면함) 직전까지 몸담았던 과학수사팀 동료들은 처음엔 ‘생계를 생각하라’며 만류했지만, 결국엔 프로필 사진을 찍고 “턱을 날리는” 보정까지 해주며 새로운 길을 떠나는 그를 배웅했다. 주목받는 책을 수권 내고도 얼굴 한번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겁 많고 눈치 많이 보던 후배가 이제는 당당하게 활동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주검 곁에서 밤을 꼴딱 새운 팀원들은 환한 조명이 쏟아지는 셀프 스튜디오에서 그를 환송했다고 한다.
렇게 전직 경찰, 전업 작가가 되어 낸 책이 최신작 ‘파출소를 구원하라’(나무옆의자)다. 우당 파출소의 새내기 3인방 해랑, 송구, 대복이 가시적 성과에 눈먼 경찰서장, 파출소를 악당 만들어 수익을 취하는 유튜버 등 파출소를 흔드는 세력들로부터 일터를 사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파출소 주차장에서 축구시합을 하는 아이들, 자신의 변비를 신고하는 동네 할아버지, 파출소 ‘단골손님’이 돼버린 발달장애 청년까지 파출소 이야기를 담았다. 폐쇄회로티브이(CCTV)만 잔뜩 달아두고 ‘관리’는 사실상 파출소에 외주 준 무인점포 사장, 무전취식을 뻔히 알고도 방관하고는 합의금 장사를 하는 식당 같은 에피소드에서는 작가 특유의 경찰 시스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엿보인다..